매체의 개인화가 아주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상입니다. 일괄 발송되는 대중매체와 여럿이서 함께 그것을 보는 모습에서, 개인별 컨텐츠 제공과 또한 각 개인별로 그것을 듣고 보는 개인 디바이스의 모습을 우리는 우리 주위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몇년 전 만 해도 단 4개의 공중파KBS, SBS, MBC, EBS 채널밖에 없었던 TV에서 수백가지 채널이 넘는 케이블 티비로의 변화가 일어났고 또한 인터넷에서는 YouTube나 판도라TV, 곰TV, 아프리카 등의 개인 제작 컨텐츠 방영 채널을 통한 수천가지가 넘는 채널들이 제공되며 이들을 구미에 맞게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젠 케이블 티비의 개념에 인터넷이 더해진 IPTV도 등장했지요.
시청의 모습도 대단한 변화를 보였는데요, 멀리 찾아볼 필요도 없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너무 쉽게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한 대의 티비에 옹기종기 모여 감상했다면 지금은 핸드폰이나 PMP, PDP, 각종 MP3플레이어등을 통해 티비를, 영화를, 음악을 감상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디바이스입니다. 어떤 매체를 이용하고, 어떤 경험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장치인데요, 디지털 환경의 한 가운데에서 사람들은 기술의 발달을 통해 끊임없이 장치의 소형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 장치가 거추장스러우면 거추장스러울수록 몰입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즉, 불편하죠.
사람들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몰입하고 싶어하고 체험하고 싶어합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펼쳐지고 있죠.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이어폰을 꼽고 핸드폰을 이용해 DMB를 시청하거나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PSP나 닌텐도 DS, 핸드폰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요. 가정에서나 특정한 장소에서만 행할 수 있었던 시청과 게임을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에서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남에게 방해 안되며 몰입할 수 있는 이어폰으로, 그것에 더해 걸리적거리는 유선 이어폰의 선을 제거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으로. 가상현실 체험을 위한 효과적 장비인 HMD 역시 한편으로는 소형화의 모습으로, 다른 한 편으로는 아예 HMD없이 화면 만으로 그에 준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장치의 개발과 발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람들 역시 그것을 원하고 있고요. 개발이 먼저냐 욕구가 먼저냐의 판별은 일단 미뤄두고, 여튼 장치는 끊임없이 소형화되어가고 있고 사람들 또한 끊임없이 그것을 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미있는 장비와 시스템이 나왔습니다. American Technology Corporation에서 개발한 음향 시스템인 Directed Audio Sound System이 그것입니다. 초음파를 이용해 음향을 전달할 때 지향성을 가지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즉, 모든 방향으로 소리가 퍼지는 기존의 스피커와는 다르게 레이져처럼 원하는 방향으로만, 그것도 원하는 면적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새로운 시스템입니다.
음파는 기본적으로 360도 모든 방향으로 퍼져나갑니다. 기본적으로 음파는 매질의 진동에 의해 형성되며 역시 매질인 공기에 의해 퍼져나가기에 방향을 결정시킨다거나 새어나가는 것을 막는 것은 상당히 힘이 듭니다. 무음실 만드는데 몇십, 몇백억원이 드는 것은 그 어려움을 잘 말해주는 케이스입니다. 개발사는 이러한 문제를 초음파를 통해 해결했습니다. 초음파 자체는 말그대로 초음파, 즉 가청 영역을 넘어선 음파입니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파장보다 짧아서 우리가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초음파입니다. 지향성이 강하고 전달률이 좋아서 박쥐가 장애물을 파악할 때 사용하며 또한 잠수함이 수중지형 및 적 잠수함 혹은 충돌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파악할 때 사용합니다.
문제는 앞서 이야기한데로 초음파가 인간의 가청영역 밖이라 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제작사는 초음파의 주파수를 조절해 매질인 공기와 반응해 가청 영역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서 이를 해결했습니다. 이것을 위해 8년의 개발기간과 400억원 정도의 연구비용이 들었다고 하니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네요.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이제 소리를 다른 곳으로 새어나감 없이 일정 방향으로 기둥 모양으로 보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열린 공간, 공공 공간에서 개인별로 소리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또한 특정 장소에서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폰을 착용해 귀가 나빠지는 현상도 좀 줄일 수 있겠고요.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자기 자리에서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해도 주위에서 음악을 듣는지 아닌지 알수 없고^^ 같은 방에서 한쪽에서는 TV틀고 다른 쪽에서 다른 채널을 봐도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유비쿼터스 환경 하에서 백화점이나 은행 등을 들어갔을 때 개인에게 커스터마이즈된 정보나 광고 등을 다른 사람에게 방해 안되게 음성으로 전달하는 미래도 상상해 볼 수 있겠네요. 여러 모로 용도가 다양한 만큼 수요도 엄청나겠군요.
이런 미디어의 개인화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킬 것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식과 지각 또한 변화시킬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이러한 변화는 또다른 변화와 새로운 것의 창출을 가져오고 이런 연쇄반응은 사회와 환경 전반의 문화의 변화를 가져올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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